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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 늙은 부부의 사랑 이야기] 젊은 니들만 사랑이냐?

문화/공연/강의

by 공연소개하는남자 2015. 11.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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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니들만 사랑이냐? 늙은 우리들에게도 사랑의 이야기도 있다!!!

 

풋풋한 젊은 이들의 첫사랑은 아니지만

잔잔한 감동이 있는 극단 빈들의 <늙은 부부의 사랑이야기>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연극 <늙은 부부의 사랑이야기>는 2003년 대학로에서 초연되어

한국연극배우협회가 선정한 올해의 베스트7에 오른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인생의 황혼에 찾아온 노인들의 마지막 사랑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젊은이들의 첫사랑이 주는 풋풋함은 없습니다.

하지만 '죽음'의 언저리에서 시작된 사랑은 더욱 애달프고 가슴 시립니다.


늙은 부부의 사랑이야기는 2011년 대전연극제에서 대상을 수상받은 작품으로

연극 본질의 맛을 찾는 노력에 좋은 결과를 얻은 것 같습니다.

 


 

연극을 소개하는 예전의 포스터에는 "첫사랑보다 아름다운 마지막 사랑이 찾아온다!"는 문구가 있었는데,

이번 포스터에는 “욕쟁이 할머니와 바람둥이 할아버지의 사랑이야기”라고 연극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이 작품은 등장인물이 딱 2명입니다. 45년생 박동만 역의 유치벽님과 45년생 이점순 역의 정현주님입니다.

첫 등장은 동두천 신사, 박동만의 등장입니다. 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늦봄과 초여름으로 유추됩니다.

 이 연극은 봄부터 시작해 겨울에서 끝이 나게 됩니다.

동두천 신사 박동만은 이점순 여사를 찾아와 하숙을 요청합니다.

 하지만 동두천에서 식당을 운영했던 이점순 여사는 바람둥이 기질이 있는 박동만이 탐탐치 않습니다.

 

 욕쟁이 할머니 이점순 여사는 모든 것이 맘에 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하지만 이들에게도 서서히 사랑의 싹이 트기 시작합니다.

 


남편을 잃고 억척같이 살아 온 이점순...

하지만 갑자기 나간 전기로 인해 이점순은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합니다.

아니면 같이 이야기를 나눌 말 벗이 생겨서일까요?


 

무엇인가 상당히 생략된 채 이들의 사랑은 벌써 몇 달이 흘러 늦여름으로 다가가고 있습니다.

 

여태 혼자 먹어 왔을 밥이지만, 이제는 혼자 먹는 밥이 싫어진 박동만....

갑자기 지나가는 비행기 소리에 하늘 나라로 떠난 부인을 향해 쓴 웃음을 짓습니다.

그러면서 '나 결혼해도 돼나?' 라며 질문을 던집니다.

 


어느덧 가을이 되었습니다. 이점순 여사, 무엇인가 열심히 만들고 있습니다.

자신의 마지막 날이 얼마남지 않았음을 알기라도 하는 듯

무엇인가 이 세상에 남기고 가려는 듯 말입니다.

 

 

우리의 박동만...늦었지만 자동차 면허에 도전하겠다며 요란을 떠네요.

하지만...쉽지는 않겠죠? 박동만이 자동차 면허를 따려는 이유??

결혼하고 신혼여행을 직접 자신이 운전하여 떠나려는 아주 로맨틱한 목적입니다.

 


어느덧 겨울이 되었습니다. 이점순 여사의 옷이 계절의 흐름을 보여줍니다. 박동만의 반지 이벤트...

 

 

"선서! 나 동두천 신사 박동만은 하연 머리가 검정머리가 될 때가지

평생을 엎어주고 안아주고 아껴줄 것을 선서합니다."


"이하 동문"

 

이 두 노인은 이제 노인이 아니라 부부의 삶을 시작합니다.

하연 머리가 검정머리가 될 때까지...

이들의 사랑이 이어져 가야 할텐데 말입니다..

 


이제 결혼도 했으니 부부행진을 해야지!!! 관객에게는 노인이지만,

이 두 노부부는 서로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기에 어떤 것도 허물이 되지 않네요..

 

 

그런데, 이 행복도 잠시, 이점순 여사...갑작스레 밀려오는 통증으로 발길을 멈춥니다.


119에 전화를 하려 하지만 이를 말리는 이점순...

'나 부탁이 있어요. 나좀 엎어줘요.'


'영감이 우리 집에 찾아 왔던 그 봄날 말예요.

나 그때, 이 영감하고 무슨 일 생기겠구나 싶었어요'

 


 

아...이 멘트...가슴 저미도록 시리면서도 애틋한 사랑이 느껴집니다.

남편과 사별한 후 30년 동안 남편 없다고 무시당할까 봐 일부러 욕쟁이 할머니가 되었지만,

박동만을 만난 이후 부드럽고 사랑스러운 여인의 모습을 되찾게 된 것입니다.


이제 이점순은 더이상 욕쟁이 할머니가 아닙니다.

사랑을 품고 그 사랑을 간직한 여인인 것입니다.

'나 죽거든 너무 슬퍼 말아요...'

 


 

이들의 행진은 마지막을 향해 나아갑니다.


 

'자! 출~~발~~!'


고통 속에서도 마지막 힘을 다해 내 뱉는 이점순 여사의 이 말한마디...

그리고 이들은 슬프지만 희망이 내포된 미래를 향해 출발합니다.


 


 

 

극단 빈들 [늙은 부부이야기]


2015년 10월 1일(목) - 11일(일)

평일 오후 8시 ㅣ 토,일,공휴일 오후 4시

소극장 고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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