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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코미디 "죽여주는 이야기", 오히려 삶을 강조하다!

문화/공연/강의

by 공연소개하는남자 2016. 3. 3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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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앞에서 오히려 삶을 강조하는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탄방동 이수아트홀의 무대에 올린 연극 “죽여주는이야기”를 보고 왔습니다. 

블랙코미디답게 블랙톤의 인상적인 무대, 

그리고 코믹을 가장한 "자살"이라는 비극의 소재를 통해 삶의 소중함의 메시지를 역설적으로 담고 있는 작품이었습니다.


"블랙코미디"

인간의 본성이나 사회에 대한 잔혹하거나 통렬한 풍자와 반어를 내용으로 하는 희극.


사실 죽음이라는 주제는 전혀 웃기지도 않고 웃을 수도 없는 내용이지요.

하지만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는 2008년에 오픈하여 

현재까지 대학로 장수연극으로 자리매김할 정도로 인기있는 연극입니다. 


이 연극은 “블랙코미디라는 장르를 호쾌하고도 참신하게 개척한 연극”이라는 평을 받습니다. 

블랙코미디, “죽여주는 이야기”는 사실 자살이라는 주제를 코믹하게 만들어 내면서 반대로 삶의 소중함의 의미를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화려한 언변과 자신만의 철학으로 고객들에게 확실한 죽음을 선사한다는 안락사,

그런 그에게 죽고 싶다고 찾아온 정체불명의 여인, 마돈나.



그리고 예고없이 찾아온 그녀의 친구 바보레옹

이곳에서 그들의 사연이 드러나며 서로의 실체가 하나씩 드러나는 과정을 다루고 있습니다. 

연극은 이렇게 3명이 무대에 등장합니다.




초반에는 2인극처럼 안락사와 마돈나가 이야기를 이끌어 갑니다.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는 관객참여형의 연극으로 진행됩니다. 

연극 초반에는 2인극으로 진행됩니다.

연극은 이런 지루함을 탈피하기 위해  객석의 관객들을 골라 무대로 불러 냅니다.

관객참여형 연극은 대학로 연극의 전형적인 스타일로 볼 수 있는데 

이것은 예측할 수 없는 관객의 스타일에 따라 즉흥연기로 대응해야 하는 배우들의 임기응변이 있어야 가능하지요.



연극은 ‘자살’이라는 무거운 소재를 중심으로 진행됩니다. 



자살 사이트 회원인 마돈나는 죽기 위해 자살사이트 운영자인 안락사를 찾아옵니다. 

안락사는 마돈나에게 이런저런 자살 상품들을 소개해 줍니다. 그러던 중 마돈나는 자신의 친구 바보래용을 부릅니다. 


무언가 어설픈 바보래용과 마돈나는 대체 무슨 일을 꾸미며 이 곳에 온 것일까요?



이야기는 바보래용과 마돈나의 비밀스런 계약에 초점이 맞춰 있는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야기는 안락사와 마돈나 간의 갈등으로 진행됩니다. 



사실 마돈나는 안락사와 함께 자살사이트의 경쟁자였던 것입니다. 

그리고 바보래용과 함께 자신의 사이트에서 회원들을 빼가는 안락사를 죽이러온 것이죠.


이런 이야기 구조로 본다면 안락사와 마돈나 간의 첨예한 갈등구조로 보입니다.

하지만 안락사 자신의 삶과 죽음의 심각한 내적갈등으로 이야기는 끝을 맺습니다.


이 연극은 블랙코미디로 분류되어 있습니다.

즉 무겁고 어려운 주제를 유쾌하게 다루는 연극입니다. 



자살을 권하는 안락사가 그렇게 자신의 삶을 간절히 원하는 모습을 통해 

삶의 소중함의 의미를 더욱 부각시키고 있었습니다. 

이 연극을 보고 자신을 죽음으로 몰아가려는 그런 감정들에지지 말고 

오히려 그것을 이겨내기를 바라는 연출자의 의도를 엿볼 수 있었습니다. 


결국 연극은 자살을 하려는 사람 역시 삶에 대한 강렬한 희망을 품고 있음을 통해 

오늘의 절망에 지지말고 다시 희망을 향해 일어서라는 메시지를 보여주었습니다.



“블랙코미디”라는 낯선 장르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이 연극이 끝나고 난 후에 실망할 확률이 높습니다.

소재도 그렇고 블랙코미디라는 장르를 통해 무거운 주제를 코믹하게 다루는 역설적인 진행방식 역시 낯설 수 밖에 없습니다 .




인간의 본성이나 사회에 대한 잔혹하거나 통렬한 풍자와 

반어를 내용으로 하는 희극을 블랙코미디라고 처음에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다면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는 오히려 연극은 드러내고자 하는 죽음의 상품화, 

이익을 위해 타인의 죽음을 방조하는 현실을 비판합니다. 

또한 자살의 주제를 풍자와 반어를 통해 자살의 주제와 정 반대의 삶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믹적인 요소가 있으니 그냥 웃고 즐기는 연극으로 그치지 않고 

웃으면서 비극을 만나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그렇다고 재미없느냐? 그렇지는 않습니다. 블랙코미디이니까요...


블랙코미디, 연극 “죽여주는 이야기”  

3월 18일부터 5월 22일까지 탄방동 이수아트홀.

 (화-금 오후8시 / 토요일 오후4시, 7시 / 주일 공휴일 오후2시, 5시/ / 월요일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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