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23일, 대전시청 3층 회의실에서 부족한 제가 사진강좌를 하게 되어 너무 좋았습니다.
강의중 말씀드린 대로 PPT내용을 정리하여 블로깅 하는 것으로 제 강좌에 대한 여러분의 열정에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합니다.
강의 내용 중 불필요하거나 생략해도 무방하다 생각되는 것들은 과감히 삭제하고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1탄으로 사진에 대한 제 개인적인 생각에 대해서 정리하고자 합니다.
1. 사진에 대한 정의
사진이란 무엇일까요?
보이는 것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이 사진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오히려 사진은 보이는 것 보다는 촬영자의 의도에 따라 왜곡되어지거나 다른 결과물을 보여지게 만듭니다.
우선 아래 사진을 보면서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사진=양화대교 림프 야경]
위 사진에서 보시면 지평선이 휘어져 있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이렇게 지평선이 휘어진 것을 보면 '지구는 둥글다'라고 느끼실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건물20층 옥상에서 촬영한다고 지구가 둥근 것을 볼 수 있을까요? 그렇지 못합니다.
이 사진은 어안렌즈(Fisheye)로 촬영한 것으로 어안렌즈 특유의 왜곡현상이 나타난 것입니다.
이와 같이 사진은 렌즈의 특성에 따라 왜곡이 발생하여 보이는 것과는 다른 결과물을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진=본부교회 머릿돌 전경 / 마커스 워십]
첫번째 사진은 계룡에 위치한 육해공군 본부교회의 머릿돌 사진입니다.
원래 저 돌은 높이가 10cm도 안되는 낮은 돌입니다.
하지만 광각렌즈로 로우앵글로 촬영해 보면 저렇게 높고 큰 돌처럼 보이게 됩니다.
이렇게 앵글, 즉 카메라의 높낮이에 따라 얼마든지 크기와 공간감에 대한 왜곡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렇게 함으로 사진은 보이는 것을 그래도 담아내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한 두번째 사진처럼 나무 울타리의 한 부분만을 프레임으로 잘라서 촬영하면 종교적인 의미를 담을 수 있게 됩니다.
이처럼 사진은 보이는 것을 그대로 담아내는 것만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사진은 무엇일까요?
사진은 피사체에 반사된 빛을 촬영자의 의도에 따라 담아낸 결과물이라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좋은 사진이란 무엇을 말할까요?
좋은 사진의 기본 정의는 노출이 적정하고 초점이 제대로 맞았으며 구도가 좋은 사진을 말합니다.
하지만 어느 것이 가장 좋은 사진인가에 대해서는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우선 좋은 사진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노출에 대해서 이해를 해야 하며, 초점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구도를 고민해야만 합니다.
이렇게 조건이 맞은 사진은 사진전에서 입상하기에 알맞은 조건을 갖출 수 있게 되겠죠?
하지만 좋은 사진이 꼭 상을 타고 작가로 입문을 해야만 하는 사진일까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의 대부분은 작가를 꿈꾸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의 행복을 영원으로 남기고 싶어하는 욕망을 갖고 있을 뿐이죠.
그러므로 좋은 사진은 촬영자가 즐기고 행복해 할 수 있다면 그것으로 족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제 가족의 사진입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진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기에 촬영하는 저도 행복하고 촬영당하는(?) 제 가족도 행복하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좋은 사진은 촬영자나 모델, 그리고 사진을 보는 사람 모두가 행복하면 가장 좋은 사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제게 이 강좌를 부탁하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이유는 인물사진을 가장 생동감 있게 잡아내기 때문이라고 하더군요.
사진을 촬영하는 사람이 모델, 즉 피사체와 가까워지지 않으면 절대로 원하는 사진을 담을 수 없습니다.
아니, 그 사람의 본 모습을 담을 수 없다고 봅니다.
촬영을 하기 전, 우선 사람에 대한 이해와 접근이 없으면 결코 경계를 풀지 않는 경직된 모습밖에 담을 수 없기 때문이죠.
유아 스튜디오의 촬영자는 촬영전에 아이와 먼저 많이 놀아준다고 합니다.
그래야 아이가 촬영자에 대한 경계를 풀고 웃음을 많이 보일테니 말입니다.
예쁜 인물 사진을 촬영하고 싶으십니까?
예쁜 모델만을 쫓아다니는 외모 지상주의의 허상에 빠지기 보다는
사람의 본모습을 담으려 노력하는 촬영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사람의 진정한 마음은 눈에서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좋은 사진을 찍고 싶어하시는 분들에게 웬 인간에 대한 이야기냐고 강의에 대해 의구심을 갖을 수 있으시겠지요?
물론 사진에 대한 원리들에 대해서도 준비했습니다만, 먼저 사진에 대한 제 생각들을 말씀드리고 싶어 이렇게 한번 정리해 봅니다.
사진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것이 좋은 사진에 대한 제 생각입니다.
* 오늘은 피곤하군요. 죄송합니다. 다시 2탄을 정리해서 계속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덜뜨기의 마음으로 담는 세상 = 허윤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