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은 동방예의지국이다. 잘못을 했을 경우, 사과를 하는 것은 기본적인 덕목이다. 사과를 뭐라고 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농민들의 사과는 흉년을 맞아 타들어 가고 있는데, 그럼에도 위정자들의 사과는 풍년을 맞아 넘실거리고 있는 현실이라니....
언제쯤 입에 발린 사과가 아니라, 진정한 사과를 볼 수 있으려나...
"사과"라는 말은 참 여러가지가 있다. [다음 사전검색]
사과 [沙果/砂果] [명사] 사과나무의 열매. 사과 [謝過] [명사]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빎. 사과 [赦過] [명사] 잘못을 용서함. 사과 [四科] [명사] 1 유학의 네 가지 학과. 덕행, 언어, 정사(政事), 문학을 이른다. 2 천도교에서, 도를 닦는 네 과정. 곧 성(誠), 경(敬), 신(信), 법(法)을 이른다.
여기서 사과의 흉년과 풍년의 아이러니는 반복된다. 말로만 끝나는 사과를 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덕행,''언어,''정사,''문학'에 이르는 전 영역에서 어느 것 하나도 합치되지 않는다. 언어는 덕과 행동을 전제로 하는 것이며, 그것에 기반을 둔 정치가 나와야 하며, 결국 문학으로 승화되어야 할 것이다. (유학의 네가지 학과에 대한 연결을 억지로 해봤다.) 또한 천도교에서 말하는 성실로 경을 이루며 신으로 법을 이룬다는 것과도 합치되지 않는다. 사과나무의 열매는 태풍으로 인한 흉년을 이루고 있으며,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비는 사과도 겉으로는 풍년이지만, 실상은 눈치를 보다 어거지로 하는 것이므로 흉년이요, 덕목의 측면에서도 흉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