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일제강점기 예술인의 절망과 희망, 연극 <청록>

문화/공연/강의

by 공연소개하는남자 2015. 7. 14. 12:25

본문

일제강점기 예술인의 절망과 희망을 시와 그림과 노래로 표현한 


[2015 대한민국소극장열전] 구미 극단 공터_<청록>


 

[2015 대한민국 소극장열전]  

2015년 7월 10-11일 양일에 거쳐 

대전의 소극장 핫도그에서 구미 극단 공터_의 작품 

<청록>을 만나고 왔습니다.




 


[Prologue]



이 연극은 일제 강점기 시기에 박목월, 조지훈의 두 인물이 겪는 시대적 절망과 상실감을 통해 


예술가들의 시대적 상황 속에서의 예술에 대한 열정과 절망의 갈등을 소재로 하여 무대에 올렸습니다.

 


무엇보다 이 연극의 독특한 점은 이 두 시인의 가 


무대에서 통기타로 연주되는 음악과 소품으로 등장하는 글과 배우들의 언어가 복합적으로 결합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연극의 작품의도에 대한 연출의 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순간우리는 그 고통과 절실함을 예술로 승화시켜 살아갑니다

그런 인물들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그렇게 살아온 예술가 선배들을 이야기하며 

지금까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예술가들을 그려보고 싶습니다



시놉시스에 따르면 총 8막으로 되어 있는데


실제 무대에서 만났던 작품에서는 1막의 박목월의 장례식장을 생략한 채


바로 2막의 박목월과 조지훈의 만남으로 시작합니다


물론 이 장면에서도 몇 씬을 과감히 건너뛰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것은 연극 러닝타임을 고려했거나, 아니면 관객으로 하여금 


시대적 상황 속에서 겪는 두 예술가들의 고통을 직면하도록 하려는 연출의 의도일 것으로 추측됩니다.


 




처음 청록이라는 작품의 제목을 듣고는 굉장히 서정적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연극의 시작부터 등장하는 테크노 음악은 다소 충격적이었습니다


아마도 시대적 혼란과 절망의 감정을 테크노 음악을 사용함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시대적 어둠의 상황 속에서 예술혼을 불태우는 시인의 열정을 


백열등이라는 조명으로 상징적으로 배치한 것은 아닐까 생각을 했습니다


그러나 이 백열등을 단 한 개를 사용하지 않음으로 


아직 남아있는 열정의 예술인들을 암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듯 합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막과 막 사이의 배경음악을 통기타 라이브 연주로 사용함으로써 


라는 서정적 요소를 연결시킵니다.


 



시놉시스에 따르면 이 연극의 공간적 배경은 경주입니다


연극의 플롯은 박목월과 조지훈은 경주에서의 어색한 만남으로 시작합니다


처음엔 어색하지만 그간 주고받은 편지를 바탕으로 대화하며 급속히 친해지게 됩니다.


 




이 둘은 서로 기울이는 한 잔의 술과 함께 문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다만 이 장면을 이른바 슬로우 모션 기법을 사용하여 아무런 대사도 없이


 그저 서로 술잔을 따르며 마시는 것을 반복하여 이들의 깊어지는 우정을 묘사합니다


첫 만남으로 시작해 이 둘의 깊어지는 신뢰를 상당히 압축하여 보여줍니다.





 

이들은 음유시인이 서당에서 사용한 해학적인 시를 읽으며 


시대적 아픔 속에서도 해학을 통해 그 아픈 현실을 극복하고 있는 시인을 부러워하며 


자신들이 처한 한계상황을 한 잔의 술과 함께 억지스러운 웃음을 통해 잊어보려 하지만 


그 상실감은 더욱 깊어만 갈 뿐입니다.



 

박목월과 조지훈은 문장지의 폐간을 개탄하며 


다른 문학잡지의 사정은 어떠한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눕니다


하지만 다른 문학잡지의 사정도 문장지와 다를 바 없이 족족 폐간되고 있음을 말하며 분개하며 슬퍼합니다


청록파 시인들 폐간 된 문장지의 사무실에 나타나고 엉망이 된 사무실을 보고 놀라고 


이어 폐간 소식을 전해 듣고 분개하지만,


마땅히 대응책이 없는 자신들의 무력함에 절망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런 자세한 설명 없이 급박하게 진행되는 혼란의 상황에 대해 글을 쓴다고 해도 


일제가 검열을 강화한다는 소식과 함께 문단에 가해지는 핍박으로 인해 발표할 수도 없는 현실을 


쓰다가 찢어버려 바닥에 널부러진 예술혼의 파편들을 통해 무대에 등장시키는 것은 아닐까 추측해 봤습니다.


 


 

겉으로 일제의 탄압에 숨 죽여 지내는 듯 하지만


암울한 시대에 따른 문학의 절망, 조국의 미래에 대한 고민.절망과 고뇌를 


바닥에 널부러진 글 조각들 속에서도 끊임없이 글을 쓰지만 


밀려오는 절망감에 자신의 예술의 조각을 집어 던질 수 밖에 없습니다.




 

각 자의 문학과 조국의 대한 고뇌를 하던 박목월과 조지훈은 


깊은 절망 속에서 무력한 자신들의 처지를 비관하며 점점 히스테릭적인 면모를 보이기 시작합니다.




이 상황에서 시가 무슨 소용이냐며 문학의 본질에 대한 고민을 내비칩니다




하지만 이들은 결국엔 자신들은 시인일 수밖에 없음을 깨닫고


시로써 저항할 것을 결심하고 검열에 걸리지 않고도 


조선인이라면 이해할 수 있는 시를 쓰자는 결심을 합니다.


이 장면에서 시대적 저항정신을 드러냄으로


청록파 시인들의 결연한 의지와 결단을 드러냄으로


오늘은 사는 관객들과 예술인들에게 메시지를 제시하고 있는 듯 합니다. 



 



그러나 농민을 탄압하고, 조선인들의 땅을 빼앗고, 소를 빼앗아가는 일제의 만행,  


2차 세계대전을 위해 조선의 물자와 인력을 모두 약탈해가며


또한 조선인들에 대한 일제의 억압의  역사적 아픔을 드러냅니다.


청록파 시인들은 결국 이런 상황에서 갈등과 한계를 무대에서 고스란히 드러냅니다.



 



 

조지훈은 그렇게 절망에 빠진 박목월을 향해 자신을 향해 던졌던 질문에 대한 답을 


종이비행기로 만들어 보냅니다. 


이 장면을 통해 희망의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박목월과 조지훈은 서로 그 편지를 부여잡고 어루만지며 서럽게 웁니다


그 시절이 힘겨웠던 만큼, 서정이 짙었던 시기였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들의 새로운 희망에 대한 꿈을 무대 위의 글로, 그림으로 드러냅니다. 






그리고 박목월과 조지훈, 자신들의 시에 가락을 붙여 


새로운 희망과 결심을 드러내며 연극은 끝을 맺습니다.



[Epilogue]


연극 "청록"을 보고 오랫만에 고교시절 배웠던 청록파 시인에 대해서 검색해 봤습니다.


[문장]지는 추천제도를 마련 많은 신인들을 발굴함으로써 문학의 계승에 결정적인 공헌을 남겼다

박두진. 조지훈. 박목월. 김종한. 이한직. 김수돈. 박남수. 김상. 이호우 등은 모두 이의 시인들이였다.

이 가운데 박두진. 조지훈. 박목월 등 세칭 청록파의 등장은 전통적인 시정신과 새로

운 자연, 그리고 생명의 리듬을 제시, 시간을 초월한 생명의 고향을 추구하였다. 그들의

출현은 한국시의 주류를 다시 한 번 순수문학으로 산맥을 형성하였다


자료출처 -> http://cafe.daum.net/bssisarang/F5IA/77?q=%C3%BB%B7%CF%B9%DA%B8%F1%BF%F9&re=1




청록파 시인들은 자연과 토착적 정서를 시의 미학으로 노래한 사람들로


 박목월의 '청노루'는 봄의 정취를 가장 감동적으로 드러낸 시로 알려져 있습니다. 


연극을 보고 다시 이 시를 접하니 시가 말하고자 한 것은 


단순한 자연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일제가 감행한 치열한 검열을 피해가기 위해


아름다운 자연을 노래하되 그 이면에는 잃어버린 나라와 고향을 드러냄으로


시대의 아픔을 드러내고 있는 것임을 알 수 있게 되었습니다. 


연출의 변에서 밝힌 바와 같이 시대적 아픔을 극복한 예술 선배들의 삶을 통해 


오늘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모습을 반추하려 한 것과 상통함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최근 대한민국에서 정치상황을 해학적으로 드러낸 개그 코너에 대한 징계를 보면서


연극의 시대적 배경과 과연 무엇이 다른가를 질문해 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결국 시간이 흘러도 예술은 결국 시대 속에서 환영받지 못하지만


자신들의 예술혼을 불태웠던 선배 예술인들의 모습을 통해


그럼에도 오늘을 사는 예술인들은 시대의 한계상황 속에서도 


결코 굴하지 말아야 함을 말하려고 했던 것은 아닐런지...



빼앗긴 들에 봄은 찾아 왔건만


봄에 핀 새 싹이 열매를 맺기도 전에


다시 겨울로 돌려보내려는 위정자들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들을 보니


다시 찾은 들에 찾아 온 봄이 


순리를 따라 울창한 여름을 지나 열매를 맺는 가을을 건너뛰어


다시 황량한 겨울로 향하는 것은 아닐런지....



연극의 무대에서는 드러나지 않았지만


이들이 그렇게 고대하던 광복 후에도 이들은 시의 순수성을 잃지 않았던 모습을 통해


연극은 언제나 변하지 않는 예술의 순수성을 보여줌으로 인해


광복 후에도 아직 권력에 빌붙어 자신의 이익을 챙기는 자들에게


예술의 선배들의 예술혼을 통해 회복하기를 바랬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백범 일지 중, 내가 원하는 나라> 


나는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나라가 되기를 원한다.

가장 부강한 나라가 되기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내가 남의 침략에 가슴이 아팠으니, 내 나라가 남을 침략하는 것을 원치 아니한다.

우리의 경제력은 우리의 생활을 풍족히 할 만하고,

우리의 힘은 남의 침략을 막을 만하면 족하다.

오직 한없이 가지고 싶은 것은 높은 문화의 힘이다.

문화의 힘은 우리 자신을 행복하게 하고, 나아가서 남에게 행복을 주기 때문이다







[덜뜨기의 마음으로 담는 세상 = 허윤기]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