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3일, 목요일 오후6시 40분,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앙상블홀의 배우 분장실로 먼저 찾아갔습니다.
배우들의 분장들로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잠깐의 인사를 나누고 촬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보통 공연촬영은 무대에서만 이뤄지는 것을 담았는데,
이번에 마당극패는 좀더 다르게 담아보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배우들의 무대 뒤의 모습부터 담아보기로 했습니다.
분장을 해 주는 분이 없이 직접 배우들이 분장을 합니다.
받아 본 팜플렛에도 "분장"이라는 담당이 없더군요.
이렇게 사이좋게 앉아 분장을 서로 해 주시더군요.
얼굴은 노란색으로 분장을 하시더군요.
마당극이지만 탈을 쓰고 진행되는터라 얼굴을 이렇게 분장하시는 듯 했습니다.
이번에는 여배우 분장실로 찾았습니다.
박씨 여인을 맡은 김규림님이신 듯 하네요.
이제 무대 뒤를 나와 앙상블 홀로 들어왔습니다.
마당극의 특성상 가까이서 촬영해야 하는데
본공연인터라 관객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기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2층으로 올라갔습니다.
이번 공연은 2층은 개방하지 않았기 때문이죠.
만약 2층도 개방을 했다면 1층의 맨 뒤에서 촬영을 하게 됩니다.
차라리 1층 맨 뒤에서 촬영할 것을 그랬나 봅니다.
사진의 눈높이가 맞지 않아 많이 아쉬웠습니다.
그럼 이점 이해하시고 봐 주시기 바랍니다.
이제 공연 시작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마당극은 4면을 다 사용하기 때문에 앙상블 홀 뒷쪽에도 객석을 만들었습니다.
실제 마당극은 처음 보는 터라 이런 무대가 신기했습니다.
보통 앙상블 홀은 연극이나 소규모 클래식 공연들이 이뤄지는데 이런 무대는 낯설었습니다.
하지만 마당극의 특성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오늘 반주를 맡으신 분들입니다.
타악: 박준형, 이신애
대금: 김지현
아쟁: 이수현
가야금: 이자연
이제 공연이 시작됩니다.
공연 시작하기 전, 공연 소개와 더불어 주의사항, 그리고 간단한 노래를 알려주었습니다.
마당극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소통'이겠지요?
역시 관객들과 함께 미리 노래를 주고 받는 모습...
이 시대에 가장 부족한 '소통'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공연이 더욱 기대됩니다.
공연의 시작은 껄껄선생 연암이 큰 붓을 들고 나와 장단에 맞춰 글을 쓰는 듯, 검무를 추는 듯....
"껄껄껄" 웃음소리로 광대들을 깨우며 판을 열어 제낍니다.
광대들은 그 웃음소리에 깨어 나 같이 웃음으로 무대를 채웁니다.
신명나는 웃음소리와 함께 배우들의 움직임도 즐겁습니다.
그렇게 무대를 채워가며 광대들의 놀이는 더욱 흥겨워져 갑니다.
허스키한 보이스, 마당극패의 걸쭉함이 묻어납니다.
그렇게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계속 물어보고 답을 찾고...
그렇게 주고 받는 대화 속에서 이야기는 흘러갑니다.
뱃놀이도 즐기는 모습...
연암이 들고 있는 것이 돛이네요~~
이렇게 멋진 점프~~도....
정말 신명나지요??
ㅎㅎㅎ 해학이란 바로 이런 것...
똥푸는 미천한 직업이지만 가장 중요한 일을 하는 것...
똥 푸는 그릇을 객석을 향해 서슴없이 건네는...하핫...
아이들은 '아이 똥~~' 하면서 웃네요...ㅎㅎ
마당극의 관람에는 나이 제한이 없습니다.
그저 웃고 즐길 수 있으면 되는 것이겠지요?
하지만, 양반네들의 등장..
뭔가 어수룩하기만 합니다.
게으르고 부패한 양반들...
오늘날에도 변함없는 시대상이네요~~
서로 자기가 잘 낫다며 싸우기만 하는...
나이드신 어르신이 나와 이야기를 이끌기 시작합니다.
농사에 피해만 주는 황충과 매미를 게으르고 부패한 양반들에 비유하고 조롱하는...
그러면서 그들만의 흥겨운 놀이판을 펼칩니다.
'껄껄껄' 그렇게 흥겨운 그들만의 놀이판....
그런데...
한 여인이 갑자기 등장합니다.
누구지???
박씨부인입니다.
하지만 이들은 찾아온 그녀와 함께 어울리게 됩니다.
이렇게 서로를 용납하며 받아주는 그들의 흥겨움...
이렇게 모두에게 열려있는 그들의 문화...
하지만 이것이 그렇게 맘에 들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바로 양반네들입니다.
이야기는 이제 위기를 향해 이어져 가기 시작합니다.
호랑이패 두목으로 등장한 연암...
이 부분은 연암의 꿈의 이야기입니다.
연암이 꿈 속에서 호랑이패의 두목이 되어 먹이감을 사냥하게 되는데..
오늘의 먹잇감은???
지체 높고 학식있는 이 사람...
하지만 과부와 함께 매일밤을 즐기는 데....
호랑이패가 이 사람을 향해 와보니 '어유~~ 구린내~~~'
겉으로는 학식높고 지체있지만
속으로 가득 구린내가 나는 이 사람...
오늘날 누구와 똑같네요?
매번 해본것만 많다고 떠들어 대지만 실상은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그 분...
(주어가 없습니다)
그런데도 자기는 깨끗하다고 합니다.
자기처럼 깨끗한 사람이 없다고 자부하는 이 사람...
자기 몸에 걸친 똥떵어리들은 전혀 느끼지도 못하는 더러움에 사로 잡힌...
호랑이패가 잡아 먹으려는 순간....
연암은 위정자들에게 사문난적으로 몰려 붙잡히게 됩니다.
양반들의 심문이 시작되지만
하나의 잘못도 없는 연암을 심문한 들 죄가 나오겠습니까?
하지만 양반들의 심문은 끝이 없습니다.
그렇게 죄도 없는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갔던 누구처럼 말이죠..
연암은 모든 것을 초월한 듯 커다란 웃음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털어 놓습니다.
결국 처형을 당하게 됩니다만....
그러나 이렇게 처형을 당하면?? 정의는 실패하는 것이잖아요?
이것을 어떻게 처리할까요?
칼을 멈추고 탈을 벗으니 바로 박씨부인...
껄껄선생과 박씨부인은 한바탕 큰 웃음으로 이 처형의 상황을 벗어납니다...
그런데 박씨부인, 연암에게 큰 절을 하고 어디론가 사라져 갑니다.
불러보지만 그저 떠나가는 박씨부인...
어찌된 일일까요?
잠에서 깬 연암,
박씨여인의 자결 소식을 듣습니다.
결혼하고 얼마되지도 않아 남편을 잃은 채,
3년상을 마치고 결국 자결을 선택한 박씨여인...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간 것은 바로 양반들의 강요..
시대가 그녀를 죽음으로 몰아갔네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죽음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시대적 슬픔에
연암은 하염없는 통탄으로 대신합니다.
그러나 박씨여인, 문장속의 벗으로 살아나고
한 판 흥겨운 놀이판을 벌입니다.
그렇게 흥겨운 그들의 문장속의 한 판...
이렇게 그들의 이데아는 현실의 슬픔을 뛰어넘는데...
이것은 그렇지 못한 현실을 대신하는 역설은 아닐런지....
다시 붓을 들고 춤을 추며 역사를, 글을 써 내려가는 연암...
하지만...갑자기 또 다른 꿈으로 이어지게 되는데...
시대는 오늘날, 한양의 용산...
강제 철거를 당하는 힘없는 서민들의 모습으로 옮겨갑니다.
용역들, 법 위에 군림하며 아무렇지도 않은 듯 폭력을 행사합니다.
자신들을 비호하는 세력들을 믿고 말이죠.
그렇게 .... 그렇게....
그리고 힘없는 노인네까지 서슴없이....
하지만, 결국 이들도 또한 누군가의 아들이며 형제인 것을....
대학등록금을 벌기 위해 용역판에 뛰어든 이들의 내적인 갈등..
시대적 슬픔과 한계를 엿보게 해 줍니다.
누가 이들에게 질타만 할 수 있겠습니까?
구조적 모순 속에 갖혀 있는 오늘날 우리네 모습은 아닐런지...
갑자기 무대가 아닌 객석 윗쪽에 조명이 들어옵니다.
한진중공업 노사분규 현장의 한 사람을 등장시킵니다.
그녀의 한맺힌 절규 속에 베어 있는 또 다른 희망,
'버스'를 타고 그녀에게 전해준 또 하나의 희망을 말합니다.
노동자를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그래서 옛말에 '農者天下之大本(농자 천하지대본)' 이라 하지 않았을까요?
이들의 풍자와 해학은 무대에서만 담기엔 부족합니다.
넓은 광장에서 시작한 마당극...
그 이유를 알게 해 줍니다.
앙상블홀이라는 공간의 제약을 최대한 극복하려 노력한 모습...
무언가 가슴이 벅차오릅니다.
마당극, 결국 현실을 벗어나 웃음으로서 그들의 아픔을 보듬어 주려 했던 것은 아닐런지...
그렇게 검사들은 술에 취해 쓰러지고,
용역들은 자신들의 역설의 슬픔에 취해 쓰러지고...
연암은 가운데 이름모를 잠에 취해 쓰러지고..
연암을 깨우는 이방....
연암은 무언가에 홀린 듯,
무서운 꿈에 힘들었는 듯...힘겹게 잠에서 깨어나고...
앞으로 벌어질 일들에 대한 두려움일듯...
연암은 그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글을 써 내려 가면서...
鼠 (서)를 써내려 갑니다.
또 다른 글자도 함께 썼는데 기억이 나질 않네요.
바닥에 돌아다니는 녀석들이 이 글씨가 무슨 글씨인지를 알게 해 줍니다.
ㅎㅎㅎ 해학과 풍자의 종결을 보여줍니다.
관객들은 통쾌한 박수를 치며 웃기 시작합니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된 것이지요.
해학과 풍자는 바로 이런 웃음코드를 품고 있습니다.
드러내지 않지만 누구나 알 수 있는...
그러면서도 관객들과 함께 웃음을 나눌 수 있는...
마당극의 묘미, 바로 이것이군요.
류기형 감독과 껄껄선생(연암)의 김황식 님,
의상의 유은정님과 함께 이어지는 신명나는 커튼콜...
한민족의 한과 설움을 신명나는 어깨춤으로 털어버리고
축처진 어깨에 큰 힘 주지 않아도 덩실덩실 출 수 있는 어깨춤...
아...우리네 조상들은 어찌도 이리 지혜로운지...
우리네 현실에 힘 나는 일이 없더라도 이렇게 어깨를 들썩이면서 덩실~~덩실~~하면 신이 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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