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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대한민국연극제 대상 수상작 "철수의 난" 공연 전 이야기

문화/공연/강의

by 공연소개하는남자 2016. 8. 18.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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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대한민국연극제에 대전 대표로 출전한 나무시어터연극협동조합이
대상(대통령상)과 연출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올해 처음으로 열린 대한민국연극제는 33년의 전국연극제 전통을 이어 받아 새롭게 태어난 대회로

대전 대표팀의 수상이 더욱 의미가 깊다.


대한민국연극제집행위원회는 22일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 시상식과 폐막식을 열고

전국 16개 시·도 대표팀 중 대전 대표인 나무시어터연극협동조합에 대상 트로피와 상금 3000만원을 수여했다.


대상을 받은 ‘철수의 난’은 대전희곡공모전에서 금상을 수상한 윤미현 작가의 작품으로,

대전의 스타강사로 꼽히는 김상열 대전대 교수가 메가폰을 잡아

비합리적이고 부조리적인 우리 삶을 견뎌내는 인간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풀어냈다.


각각 할아버지 역에 전은영, 할머니 역에 지선경, 철수 역 김성우, 철근 역 배다솜,

철수아빠 역 이시우, 고모·토끼 역 남명옥, 감씨 역 조중석, 우씨 역 정아더, 그릇가게 아줌마 역 손정은,

동네형님 역 성용수, 경찰·토끼 역 오해영, 탈영병 역 임황건 등

대전을 기반으로 꾸준히 활동해 온 배우들이 분해 열연을 펼쳤다. 


지난 3월 열린 대전연극제에서는 대상을 비롯해

최우수 남‧여연기상(지선경·정아더), 신인연기상(김성우),
무대예술상(윤진영), 연출상(김상열) 등을 휩쓴 바 있다.


조중석 나무시어터연극협동조합 이사장은 

“창단 5년 만에 처음으로 대전연극제에 출전해 대상을 수상했고,

대전 대표로 출전한 전국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거둬 감사하다”며

 “시민들이 대전 연극에 많은 관심을 가져 대전연극이 발전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좋은 무대를 만들어 가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출처: 대전연극커튼콜 




<나무시어터 연극협동조합>이 2016년 대전연극제에서 대상을 포함해서 6개 부분의 상을 휩쓸면서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에 대전대표로 출전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대전대표로 출전한 나무시어터 연극협동조합의 <철수의 난> 작품이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영예의 대상을 수상하면서

대한민국 최고의 연극으로 인정받았습니다. 



<철수의 난>은 윤미현 작가의 원작을 김상열 교수의 연출로 무대에 올리게 되었습니다. 

<철수의 난>은 2015년 창작희극공모 우수당선작으로 선정된 것으로

불합리한 현실에서 불합리를 합리라고 우기는

그로테스크한 인간에 대한 우화를 담고 있습니다.


*그로테스크(Grotesque)

일반적으로 '괴기한 것, 흉측하고 우스꽝스러운 것'이라는 뜻. 

원래 그로테스코(grotesco)란 이탈리아어로 보통 그림에는 어울리지 않는 장소를 장식하기 위한 색다른 의장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15세기 말 고대 로마의 폐허가 발굴되었을 때, 지하에 파묻혔던 건축물 볼트가 동굴(grotta)과 흡사하였는데, 

그 벽 모양은 덩굴 식물인 아라베스크에 공상의 생물, 괴상한 인간의 상, 꽃·과일·촛대 등을 복잡하게 결합시킨 것으로, 

그 괴이함이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 그로테스키(grotteschi)라는 일종의 괴기 취미의 유행을 낳았다. 

그로테스크란 말은 여기에서 시작되어 예술 일반에 있어서 초현실적 괴기성을 가리키는 것이 되었다.


연극 <철수의 난>을 본격적으로 소개하기 이전에 공연 전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는 관객의 입장에서 쉽게 볼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공연 전 무대 이야기는 많이 접하지 못하셨을 것 같습니다.


저는 지난 2016년 6월 14일, 충북 청주예술의전당에서 열렸던

제1회 대한민국연극제에서 대전대표로 출전한 나무시어터 연극협동조합의 철수의 난을 응원하러 갔었습니다.

이 사진은 전날 밤새 무대 작업을 마치고 난 후 데크 리허설을 앞두고 준비하는 모습을 담은 것입니다.



아침 9시 30분, 청주예술의전당에 도착했습니다. 

무대 설치팀은 전날 밤샘작업을 통해 무대 세팅을 완료했더군요.

이제 그 무대에서 연기를 펼칠 배우들이 세부적인 세팅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무대 설치팀과 조명, 음향, 연출가와 배우들이 설치된 무대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연습실에서 연습하던 동선과 무대 위에 완성된 세트에서의 동선은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배우들은 완성된 무대의 구석구석을 둘러보며 동선을 확인합니다.


특히 연극 <철수의 난>에는 싱크홀이라는 독특한 구역을 포함하여 총 3층 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또한 1층에는 문방구, 세탁소, 전파사, 그릇상, 그리고 공통된 마당 공간까지

총 5개 구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싱크홀을 중심으로 전후좌우의 큰 구역을 따라 배우들의 동선을 구축하였기 때문에

무대를 확인하는 일은 꼭 필요합니다.


그래서 공연을 앞두고 하는 최종 드레스업 리허설 전에 또 다른  리허설을 합니다. 

바로 테크 리허설(Tech-Rehearsal)이 그것입니다.

무대, 조명, 음향을 포함하여 배우들의 동선과 연기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죠.




저 역시 카메라를 들고 무대 구석구석을 돌아다녔습니다.

다른 곳을 둘러보다가 엄두를 못냈던 2층 무대에 올라갔습니다. 

오르는 길이 쉽지는 않아 보였습니다. 

암전된 상태에서 오르내리는 경우가 많다보니 구석구석에 야광스티커들이 붙어 있었습니다. 

(무대 세팅의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 자세한 사진은 생략합니다.)



2층 무대에 오르니 할아버지 역을 맡은 전은영 선생님께서 객석을 바라보고 계시더군요.

그래서 몰래 그 뒷모습을 담았습니다.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시는 걸까요?' 



나무시어터 연극협동조합의 연극 <철수의 난>은 엄청난 무대스케일이 특징입니다.

그 백미는 바로 2층 무대에 올린 폐차된 경차입니다. 

이 차 안에서 배우들이 나오기도 하고, 이 차 안으로 들어가기도 합니다.

마치 이름모를 위협으로부터의 피난처와 안식처 처럼 말입니다. 


큰 차도 아니고 멀쩡한 차도 아닌 굴러갈 수도 없는 작은 경차 안으로 숨을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니..

이렇게 웅장한 스케일의 무대에 작은 경차는 역설적입니다.

물론 연극의 무대에 이런 작은 경차를 등장시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만

역설적이게도 이렇게 폐차된 차 안으로 이름모를 위협으로부터 피해 숨어들어가는 것이

한편으로는 슬펐습니다.


참고로 이 경차를 무대에 올리기 위해 공연장 내의 크레인을 활용하였습니다.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앙상블홀, 충북 청주예술의전당, 대전문화예술의전당 아트홀까지

지금까지 총 3개의 무대에서 경차는 늘 2층 무대를 차지하고 있었습니다.

(나무시어터의 무대는 4.5톤 트럭 2대 분량이라고 하더군요) 




<철수의 난>의 또다른 매력은 무대 위에서 배우들과 함께 호흡하는 음향팀입니다.

실시간으로 특수효과음을 직접 라이브로 연주합니다.

컴퓨터 음악을 통해 헬기 소리와 특수효과들을,

그리고 특이한 악기들을 직접 라이브로 연주하면서

연극의 효과를 극대화 하고 있습니다. 

(2층 구석에 위치한 이 팀은 리허설을 거치면서 1층으로 내려가게 되었습니다.)



2층 난간에서 1층을 내려다보는데 남명옥 선생님께서 무언가 열심히 작업하시는 것이 보였습니다.

몰래 사진으로 담았는데 셔터 소리를 들으시고 제가 있음을 직감하시고 웃어주셨습니다.

무슨 작업을 하시나 봤더니만 암전시 위치 확인을 위한 야광스티커를 붙이고 계시더군요.

남명옥 선생님은 연극에서 철수의 고모역과 토끼역을 맡으셨습니다.



다시 1층으로 내려왔습니다.

<철수의 난>은 무대 위에서 연기하는 배우들의 인원도 많지만

그에 못지 않게 무대 뒤에서 분주하게 움직이는 스탭의 인원도 많습니다. 

아마 대한민국연극제 출연팀 중 가장 많은 인원의 배우와 스텝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도영실 선생님께서 배우들이 연기에 사용한 소품들을 체크하고 있으시더군요.

이 사진을 촬영한 이후 바로 눈이 마주쳤습니다. 

다음부터는 셔터소리가 없는 카메라로 바꿔야 하지 않을까 고민해 봤습니다. ㅋㅋ



<철수의 난>의 주인공 철수(김성우 분)입니다.

개인적으로 이 분이 철수역을 맡지 않았다면

<철수의 난>이 갖고 있는 비극과 희극적 요소를 드러내기 쉽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이 분 덕에 블랙코미디의 진면목이 잘 드러났던 것 같습니다.


"이럴수는 없습니다."

"무언가 잘못되었습니다."




할아버지 역을 맡으신 전은영 선생님이십니다.

현재 대전의 소극장 커튼콜의 대표로 계시면서 

대전연극커튼콜 사이트를 운영하시는 분입니다.

http://www.curtain-call.co.kr


철수 할아버지는 전쟁 전 이북에서 내려왔기 때문에  북한말을 사용합니다. 

철수는 이렇게 북한말을 사용하는 할아버지가 간첩이라고 오해를 하지요.


"차라리 바지에 똥을 싸라우" 




<철수의 난>에서 가장 미스테리한 캐릭터 "토끼"입니다.

토끼는 오롯이 철수의 형인 철근의 눈에만 보이는 존재로

(나중에 동네형님 역시 보는 것으로 나옵니다만...)

전쟁이라는 가상의 위협 속에서 철근이를 돕고 위로하기도 합니다. 


토끼는 경찰역을 맡은 오해달 선생님이 남명옥 선생님과 함께 같이 역할을 합니다. 

겨울에는 몰라도 여름에 이 역할을 맡기엔 쉽지 않아 보입니다. 

초반에는 오해달 선생님이 토끼 역할을 감당합니다.




하지만 이후 철수의 고모 역을 맡은 남명옥 선생님이 토끼의 탈을 쓰고

무대를 오가기 시작합니다.

마지막 커튼콜 때 토끼 탈을 벗기 전까지 토끼가 누구였는지 다들 알 수 없습니다. 

탈을 벗고 인사를 할 때 사람들은 토끼가 누구였는지 알게 되지요.



마지막으로 <철수의 난>에서 중요한 배경이 되는 "싱크홀"입니다.



철수의 난에서 싱크홀은 연극의 시작과 끝을 알리는 중요한 배경입니다. 

이 싱크홀로 인해 철수 아버지와 우씨와 감씨는 전쟁의 위험을 직시하기도 하며

철수 할아버지와 할머니를 위험에 빠트리게도 하고

그릇가게 아주머니의 절망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대전연극제를 앞두고 최종 리허설을 할 때

연극 무대에 싱크홀을 어떻게 만들까 궁금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무대에서 완성된 싱크홀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배우들이 뛰어내리기도 하고 그릇을 던지기도 하는 싱크홀입니다.

생각보다 단순해 보이죠?

하지만 이 싱크홀을 만들기 위해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오케스트라 부스 전체를 내리고 싱크홀을 제외한 나머지 모든 부분을

다른 무대와 같은 높이로 올려서 만들었습니다.

즉, 싱크홀을 빼고 나머지는 모두 새롭게 쌓아 올린 무대라고 보시면 됩니다.


하지만 싱크홀 내부에는 마이크와 조명, 그리고 쿠션이 위치해 있어 조금 아늑한 느낌입니다.



다음에는 연극 <철수의 난>의 리허설 때 촬영한 사진들을 중심으로 

연극에 대한 자세한 소개를 해 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많은 땀과 노력을 완성된 철수의 난 무대 위에서 펼쳐질 연극 <철수의 난>의 공연 전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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